폭염이 일상화되는 기후환경 속에서 고령자는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본문에서는 고령자가 여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건강 문제와 폭염 대응 수칙, 지역사회와 가족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지원 전략을 종합적으로 정리한다.
더위가 생명 위협이 되는 시대, 고령자는 준비되어 있는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평균기온과 폭염 일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전의 여름보다 더 길고, 더 덥고, 더 위험한 계절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체온조절 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갈증을 느끼는 능력도 둔화되어 있어 폭염으로 인한 질환에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된다.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며, 고령자는 열사병, 탈수, 저혈압, 심부전, 신장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건강 이상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고령자가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더위로 인해 기존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많은 고령자가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적절한 대응 방법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독거노인은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부담으로 사용을 자제하거나, 무더위쉼터의 위치나 운영 시간을 알지 못해 고립된 채 여름을 나기도 한다. 고령자 폭염 대응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사회, 가족,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매뉴얼이 필요하며, 고령자의 눈높이에 맞춘 정보 전달과 생활 지침이 현실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여름철 주요 건강위험과 예방 수칙
고령자가 여름철에 주의해야 할 주요 건강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열사병 및 일사병이다.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땀이 나지 않으며, 의식이 혼미해지는 상태로 응급상황에 해당한다. 특히 외출이나 농사 중 발생할 수 있으며,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시간 조절과 시원한 복장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탈수증이다. 갈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수분은 지속적으로 손실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의식적으로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하루 1.5~2리터의 수분 섭취가 권장되며, 짠 음식과 카페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심혈관계 질환 악화다. 고온은 혈압을 낮추고 심박수를 높이므로, 고혈압, 협심증, 심부전 등의 환자에게 위험하다. 갑작스러운 실외 활동이나 냉방기기 앞 장시간 노출을 피하고, 약물 복용 시간도 체온 변화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 넷째, 소화기 이상과 식중독이다. 음식이 쉽게 상하는 계절이므로, 식사 전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실온 보관 음식을 피하며,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 수칙은 다음과 같다. -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 외출 자제 - 통풍이 잘 되는 밝은 옷 착용 - 1~2시간마다 물 또는 이온음료 섭취 - 창문과 커튼을 활용한 실내 온도 관리 - 에어컨 사용 시 실내외 온도 차 5도 이내 유지 - 냉방기기 미보유 시 무더위쉼터 적극 활용 - 매일 혈압, 체온, 체중 확인 및 기록 - 어지럼증, 구토, 기력저하 시 즉시 휴식 및 병원 방문 또한, 복지관, 주민센터 등에서는 여름철 안전 교육과 냉방기기 지원 사업, 고립 위험 노인에 대한 정기 안부 확인도 병행되어야 한다.
더위 속에서도 안전하게, 고령자를 위한 보호 체계
폭염은 자연현상이지만, 그 피해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결정된다. 특히 고령자는 이 구조의 가장 취약한 고리이며, 따라서 보호받아야 할 우선 대상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권리는 연령과 상관없이 보장되어야 하며, 그 실천은 공동체의 책임이다. 이를 위해 첫째, 폭염 대응 정보를 고령자의 생활공간 안으로 들여와야 한다. 문자, 안내 방송, 전화 등을 활용한 맞춤형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 둘째, 독거노인 대상 냉방기기 지원, 냉방비 보조 등의 실질적 지원책이 확대되어야 한다. 셋째, 무더위쉼터의 접근성과 운영 시간 확대가 요구된다. 넷째, 지역 돌봄 인력과 자원봉사자들이 고령자 거주지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는 ‘폭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고령자 자신도 스스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무리하지 않는 일상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자기 관리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의 질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 폭염에 약한 고령자가 아니라, 폭염 속에서도 보호받는 고령자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