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는 개인의 자립뿐 아니라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에도 필수적이다. 본문에서는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 정책의 방향성과 사회적 기업을 통한 고용 모델 사례를 중심으로 고령자 일자리의 확대 전략을 제시한다.
일할 수 있다는 것, 고령자의 삶을 지탱하는 힘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는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이와 함께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요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속 고령자의 일자리는 단기적, 단순노무 중심의 한정된 구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에게 일은 단순한 수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자아실현, 사회적 관계 유지, 정신적 안정, 건강 유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일을 통해 삶의 리듬을 유지하고, 소속감을 느끼며, 사회적 역할을 지속하는 것은 고령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체력 저하, 기술 격차, 고용 편견, 수요 부족 등 다양한 장벽이 존재한다. 따라서 고령자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과 민간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고용 창출 모델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 기업은 이 과제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령자 일자리 정책과 사회적 기업 운영 사례
정부는 고령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첫째, 공공형 일자리 사업이다. 이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근로 프로그램으로, 공공시설 청소, 지역 환경 정비, 노노케어(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단순하지만 일정한 소득과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둘째, 시장형 일자리 사업이다.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등을 통해 운영되며, 공공주차장 관리, 실버카페, 재활용 분리수거, 전통시장 배송 서비스 등 고령자의 일상과 연결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한다. 일부는 소액 자영업 형태로 전환되기도 한다. 셋째, 민간 연계형 일자리다. 민간기업이 고령자를 채용하거나 위탁 형태로 업무를 제공하는 모델로, 정부의 인건비 일부 지원 또는 고용유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특히 ICT·문화예술·지역관광 분야에서 고령자의 경험을 활용한 고용모델이 확산 중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은 고령자의 고용 창구로 주목받는다. 사회적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취약계층 고용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조직으로, 고령자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유연성과 지속성을 가진다. 대표적 사례로는 다음과 같다. - **전남 담양군 ‘다미’ 시니어카페**: 고령 바리스타 양성과정 이수 후 지역 내 커뮤니티카페에서 근무. 일자리 창출과 지역 커뮤니티 기능 결합. - **서울 마포구 ‘청춘배송’**: 전통시장 상품을 고령자가 직접 포장·배송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 **경기도 남양주시 ‘어르신 농부 협동조합’**: 고령 농민들이 함께 도시농업, 로컬푸드 판매에 참여하며 수익 배분 및 사회적 관계 회복. - **부산 ‘실버택배’**: 우체국 택배의 마지막 배송구간을 고령자가 담당. 근력 강화, 외부 활동 증가 효과. 이외에도 스마트폰 교육 강사, 유튜브 영상 해설사, 손주 돌봄 도우미, 치매체험 강사 등 고령자의 경험과 지식을 살린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령자 일자리는 복지가 아닌, 미래 성장의 열쇠
고령자의 일자리 정책은 단지 빈곤 예방이나 복지 차원의 접근을 넘어, 지역사회 활력과 세대 간 연대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고령자는 능력 있는 노동자이자 경험 많은 멘토이며, 공동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첫째, 고령자의 능력과 건강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직무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단순 근로 중심에서 벗어나 교육, 문화, 지역 돌봄, 디지털 활용 등 다채로운 영역에서의 일자리 기획이 확대되어야 한다. 셋째, 사회적 기업 및 협동조합 중심의 고용 플랫폼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와 마케팅 채널을 보장해야 한다. 넷째, 고령자 스스로가 자신의 일자리를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자조 기반 교육과 컨설팅이 병행되어야 한다. 일은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수단이다. 고령자가 일을 통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구조. 그것이 바로 진정한 고령친화 사회의 모습이다.